아이온 : 내 인생 최고의 게임

내 인생 최고의 게임

셈페르비붐

"셈페르비붐."

 

아이온에서는 욕설채팅을 치면 저런 단어가 뜬다. 이 단어가 생소하면서도 웃겨 친구들끼리 "야이 셈페르비붐아."라고 장난 삼아 해당 단어를 쓰곤 했다. 한때 나에게 아이온은 일상 그 자체였다.

 

 

 

획기적인 시스템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살면서 죽을 만큼 노력해 본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한동안 아이온이라는 게임에 엄청난 열정과 노력을 했던 거 같다.

 

아이온은 NC소프트에서 리니지 이후 심혈을 기울여 만든 게임으로 안다. 게임을 시작하면 천족, 마족 두 진영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고, 두 진영은 그냥 서로 간의 원수다. 만나면 싸워서 죽여야 했다. 아니면 내가 죽기에 어쩔 수 없다. 난 마족을 했는데 천족에선 마족을 검은 날개 탓에 까마귀라 불렀고, 마족은 흰 날개를 가진 천족을 닭이라고 했다. 천닭.

 

기존의 온라인게임과는 다르게 파티를 필수적으로 이뤄서 게임을 진행해야 가능한 인스턴트 던전이라는 시스템이 있었고, 어비스라는 공간은 평소에는 절대 마주칠 수 없었던 상대방 진영과 모여 싸울 수 있는 광범위 PVP구역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지금이야 이런 시스템의 게임이 종종 존재하지만 당시에는 처음 접해보는 것임과 동시에 너무나도 획기적이고 매력적인 시스템이었다.

 

업데이트

PC방에서 헤드셋 끼고 같은 파티끼리 이야기해 가며 게임을 즐겼던 그때가 그립다. 너무 즐거웠고,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물론 온라인세계에 너무 빠져 현실을 소홀히 하는 경향도 있었다. 하지만 아이온이라는 세계에서 갇혀있지 않고 빠져나오게 된 순간이 있었다. 바로 업데이트다.

 

대부분의 게임은 업데이트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아이온도 마찬가지다. 아이온이라는 게임에는 어비스포인트라고 이것을 통해 PVP아이템을 맞췄는데, 포인트를 모으려면 상대방 진영의 유저를 죽이거나 상대방 요새의 NPC를 잡아야 얻을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 쉽게 모을 수 있는 포인트가 아니었는데, 업데이트로 인해 인스턴트던전에서 쉽게 모을 수 있게 되자 그동안 고생해서 포인트를 모으고 아이템을 맞춘 사람들이 크게 반발했다.

 

그리고 그 영향으로 많은 유저들이 이탈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나도 그 부분 때문에 아이온이라는 게임에 대한 흥미가 크게 줄어버렸다. 생각해 봐라. 엄청난 노력으로 하루종일 싸워서 잃을 수도 얻을 수도 있던 어비스 포인트를 이제는 죽을 걱정 하나도 하지 않고 모을 수 있고, 누구나 어비스 아이템을 만들 수 있으니,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 되는 기분이지 않겠나?

 

그래도 좋던 나쁘던 그런 업데이트가 있었기에 아이온을 그만두고 다시 현생을 살아갈 수 있었기에, 이제는 나의 가슴속 한편에 좋은 추억으로만 자리 잡고 있다.

 

마무리

우리네 인생도 업데이트를 해야 할 때가 온다. 업데이트는 항상 업이 되는 경우만 있는 게 아니라 다운이 될 때도 있다. 다운이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업데이트를 안 할 것인가? 그럴 순 없다. 지금은 2023년인데, 1999년에만 나 혼자 머물러 살 수 있을까? 살 수 없다. 어떻게든 나도 같이 업데이트를 해야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항상 노력하되, 신중하게 인생을 설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말처럼 쉽지 않겠지만, 업데이트가 쌓이고 쌓이다 보면 그 누적치로 인해 되돌리기는 힘들어도, 쉽게 낙오할 수 없는 데이터는 쌓이게 될 것이다.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으려면 두려워하지 말고 부단히 업데이트하자.

 

 

 

*다음 게임 리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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