셈페르비붐 "셈페르비붐." 아이온에서는 욕설채팅을 치면 저런 단어가 뜬다. 이 단어가 생소하면서도 웃겨 친구들끼리 "야이 셈페르비붐아."라고 장난 삼아 해당 단어를 쓰곤 했다. 한때 나에게 아이온은 일상 그 자체였다. 획기적인 시스템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살면서 죽을 만큼 노력해 본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한동안 아이온이라는 게임에 엄청난 열정과 노력을 했던 거 같다. 아이온은 NC소프트에서 리니지 이후 심혈을 기울여 만든 게임으로 안다. 게임을 시작하면 천족, 마족 두 진영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고, 두 진영은 그냥 서로 간의 원수다. 만나면 싸워서 죽여야 했다. 아니면 내가 죽기에 어쩔 수 없다. 난 마족을 했는데 천족에선 마족을 검은 날개 탓에 까마귀라 불렀고, 마족은 흰 날개를 가진 천족..
이번에 피지컬 100이 결승전 조작 문제로 말들이 많다. 생각해 보면, 에능 프로그램은 당연히 상황을 설정하고 캐릭터를 투여해 재미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일부 현실과 다른 조작을 하는 게 당연한 거다. 예를 들어 먹는 게 시원찮은 사람이 식신인척 한다던가, 싸움을 못하는데 잘하는 척한다던가 등 이런 건 상황에 맞게 캐릭터를 만드는 거고 그걸 보는 유저들은 재미를 찾는다. 하지만 그건 예능이거나 코미디 프로이기에 가능한거고 피지컬100은 순수하고 정정당당하게 스포츠맨십에 입각해 승부를 겨루는데 초점을 둔 프로이기에 이렇게 가짜를 넣으면 유저들은 오히려 보는 불편이 생기는 게 당연하다. 그러니 결승전까지 진출한 최후의 2인 중 한 명인 정해민 씨는 조작된 편집에 얼마나 억울하고 분통할까? 2년 2개월 산림청에..
나는 학폭을 하거나 제대로 당해보진 않았다. 하지만 학폭을 당하면 얼마나 힘들고 괴롭고 비참한지 어느 정도 짐작은 간다. 중학교 2학년 때 수학여행 때 있었던 일이다. 경주에 갔었는데 이리저리 구경하러 다니다가 한 명과 나도 모르게 어깨빵을 했다. 쌔게 서로 친 것도 아니고 살짝 부딪힌 거라 난 그냥 웃고 지나갔다. 근데 상대방은 기분이 더러웠나 보다. 저녁에 숙소에 다들 모여서 카드를 치길래 그거 구경하고 있었는데 아까 어깨빵한 걔가 자기를 따라오라는 거다. 난 순순히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1학년때부터 소위 말하던 일진이었기 때문이다. 방에 데리고 들어가더니 난데없이 커터칼을 꺼내며 내 목에 대고 죽고 싶냐고 했던 것 같다. 아무 말 못 하고 가만히 있으니 다른 애한테 때릴 것 가지고 오라면..
워낙 타고나기를 몸에 열이 많다. 한겨울에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밖에 나가기도 하고 난방을 틀어본 적이 없었다. 사시사철 팬티차림으로 취침했으며 창분은 항상 개방했다. 물론 옛날이야기다. 일주일 전에 난방 한번 깜빡하고 안 틀고 잤는데 바로 목감기부터 시작해 코감기로 번져 아직까지 낫지 않고 있다. 몸이 약해진건가? 인간은 20세 이후부터는 죽을 때까지 노화한다더니 늙어가는 것의 산물인가? 유산균이며 오메가3며 종합비타민이며 맥주효모며 비오틴이며 실상 티 하나도 안나는 약들 챙겨 먹으며 '그래, 안 먹으면 더 빨리 약해진다. 천천히 약해지자.' 속으로 플라세보 효과를 기대하는 나약한 인간. 그래도 더위보다는 추위가 낫다. 덥다고 에어컨 뺑뺑 틀고 자다가 걸리는 여름감기는 진짜 비참하기 이를 데 없기 ..
거상이라는 게임이 있다. 국내 최초 게임 내에서 장사를 할 수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스무 살 때 이 게임을 처음 접했는데 아직도 나에겐 잊을 수 없는 게임이다. 게임 내 재화를 사냥보다 장사를 통해(정확히 지역별로 시세차이를 이용한 장사) 벌 수 있었고 그 재화를 이용하여 성에 투자를 해 내 소유로 만들 수 있었다. 지금도 이런 시스템의 게임은 거상이 유일하지 않을까? 나는 사냥보다는 장사를 주로 했다. 그리고 그렇게 모은 돈을 현거래사이트에 올려서 돈을 벌었던 것으로 기억난다. 성을 서로 뺏고 빼앗기 위해 돈을 투자해야 했고 그로 인해 서로 간의 감정대립이 극에 달했던 게임 나 같은 장사꾼은 그래서 더 좋았다. 공급보다 수요가 늘어나니 머니시세가 점점 더 올랐으니. 스무 살 인생을 살면서 게..
지금으로부터 한 14~15년 전쯤 20대 중후반 때쯤 되겠다. 야구를 알기 시작한 그 순간부터 롯데팬이어서 나름 광적으로 야구를 좋아했다. 그래서 마구마구라는 게임이 론칭되고 진짜 열심히 게임을 했던 것 같다. 지금 엄청 유명하신 침착맨님이 이말년이란 이름으로 만화가로서 나름 인지도를 쌓아갈 때쯤 이분도 야구를 좋아하고 마구마구 게임을 즐겨했다. 그 당시 마갤이라고 디시인사이드에 마구마구갤러리를 위주로 나름 유저들이 활발히 활동했었는데 나는 아마잉여즈라는 클럽이었고 아마 침착맨님은 마정병이라고 마구마구정신병원이라는 클럽이었다. 정확히 무슨 일 때문에 클럽 전을 했는지는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여하튼 아프리카 TV로 중계를 하고 클럽전빵을 했다. 지는 클럽은 클럽 삭제하는 조건으로. 그 당시 나는 쌍방울레이..
▶병원 입원 정확히 재작년 12월 31일 나도 병원에 처음으로 입원을 했다. 살면서 병원을 가본 게 초등학교 때 벽 타고 걷다가 자빠져서 벽에 턱을 그대로 찧어 병원에 꿰매러 간 것과 엄마에게 속아 포경수술하러 간 것 건강검진이나 병문안하러 간 것 외에 실질적으로 내 몸에 하자가 발생하거나 특수처리를 하기 위에 간 것은 저 두 번이 전부였다. ▶그냥 짜장면 먹어서 그런줄... 5일 전부터 화장실을 가는데 변색깔이 이상했다. 흑변을 본 것이다. 살면서 이런 적은 난생처음이긴 한데 그냥 무시하듯 넘어갔다. 그러다 흑변을 본 지 5일째 되던 12월 31일 날 아침에 계란밥을 먹고 하루종일 소화가 안 되는 것이었다. 트림을 하면 계속 계란냄새가 올라오고 속이 거북해서 '이거 안 되겠다.' 싶어 밖에 좀 걸어 다..
즐길 수 없는 탈모 피할 수 없다면 탈모를 즐길 수 있을까? 말 같지 않은 소리다. 탈모는 피할 수도 즐길 수도 없다. 나는 태어날 때부터 이마가 넓은 편이었기에 탈모는 신경 쓰지 않고 살았다. 탈모라는 것은 나와는 너무나 먼 남의 이야기였고 관심조차 두지 않았었다. 하지만 마흔이 가까워지면서 이마라인이 점점 밀린다는 걸 느끼고 싶지 않아도 느꼈었나 보다. '이젠 약을 먹어야 하나?' 탈모 관련 약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근데 탈모약은 확률이 적긴 하지만 당하는 입장에선 모든 걸 잃을 수 있는 확률의 부작용이 있었다, 바로 '발기부전'. 도저히 미혼인 나에겐 받아들일 수 없는 존재였기에 먹기를 포기했다. 대신 그것 말고 알아본 것이 맥주효모라는 존재였다. 자기 최면 독일의 맥주공장에 일하는 사람들이 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