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친구는 과연 있을까?

보통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 오랫동안 연락하고 지낸다는 거는 어느 정도 납득이 간다. 육체적으로 가장 왕성하고 폭발하는 질풍노도의 시기에 우리는 학교에서 억압된 채 하루 12시간 이상씩 공부를 했기 때문에 그 속에서 옆에 항상 있는 친구들이 각별할 수밖에 없고 그들과의 추억들이 평생 기억에 남기 때문이다.

 

 

 

한 10년전 까지만 해도 그들과 평생 거리낌 없이 함께 할 줄 알았다. 하지만 하나, 둘 결혼을 하고 애기가 생기고 직장으로 인해 멀리 떨어지고 그러면서 일 년에 명절이나 특별한 날이 아니면 왕래도 안 하고 하다 보니 어느새 만나는 것에 부담이 생기기 시작했다. 다들 가정에 충실하게 사는 거 가끔씩 톡으로나마 확인하는 사이가 된 것 같다.

 

 

 

내가 먼저 연락하고 만나자고 하면 되는데,나도 힘든 사정이 생기다 보니 만나는 게 더 어려운 거 같다. 한 3년 전에 한 번은 한 친구가 부산에서 하는 먼데이키즈 콘서트 가자고 하는 것이다. 원래 같이 가기로 했던 친구와 못 가서 내가 부산 근처에 사니까 연락을 한 거 같다. 어느 가수의 단독콘서트 같은 거는 아마 처음 간 거 같다. 그때 몇 년 만에 친구 얼굴 보니까 너무 기분 좋았고 행복했던 하루로 남아있다.

작년에 십이지장궤양(흑변)으로 응급실 실려갔을때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혈압이 거의 죽기 직전까지 떨어졌었는데 그때 가족 생각이 나고 그리고 오래된 몇몇 친구들이 떠오르더라. 그래서 너무 보고 싶어서 울면서 전화를 했다. 그리고 퇴원 후에 고향 진주로 가서 친구들 얼굴 잠깐 봤는데 죄다 살이 쪄가지고 서로 디스하고 난리도 아니었다.

 

안 보면 보고 싶다. 맨날 봐도 흥겹던 사이였는데 왜 안 보고 싶겠는가? 결국엔 내가 잘되야 한다. 만나도 시간이나 돈이 부담이 안 되는 능력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다 또 시간 더 지나면 후회할라나? 인간은 죽을 때까지 후회하는 동물이지 않을까 싶다. 내 모습이 그렇다.

 

평생 친구는 있다.수년째 안 봐도 오랫동안 함께한 추억들이 마음속에 깊게 자리 잡았기에 있다고 믿는다.

 

지금은 다들 서로 힘드니 나중에 다 잘되고 더 여유있을땐 가끔씩이라도 보자꾸나.최대한 빨리 내 고향 진주로 돌아가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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