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성찰
세상은 시시각각 변해가고 시간은 잡을 수 없을 만큼 멀어져 가는데 나는 항상 그 자리에 머무는 것 같다. 어렸을 때 친구들과 격 없이 즐거워하던 나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이제는 묵묵히 내 자리를 지키려고 모든 힘을 다 쏟아붓는데만 혈안이다. 하지만 앞으로 나아갈 힘은커녕 뒤로 밀리지나 않으면 다행인 내 삶 속에서도 뭔가 조금씩 바뀌고자 하는 열망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나이가 든다는 건 포기하는 게 늘어나는 것
머리카락이 조금씩 얇아져가고 이마가 넓어진다는 걸 깨달은 순간, 한순간도 옆에 없으면 안 될 것 같던 사랑하던 담배를 정말 과감히 끊은 순간, 내가 하고 싶은 일도 좋아하는 일도 앞으로는 하나씩 끊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포기하는 것이 늘어나는 것 같다. 어렸을 적 품었던 꿈도, 희망도, 열정도 이제는 사그라들기 시작했고 나를 사랑했던,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내 곁을 떠나간다.
너무나도 슬픈 것은 나는 그들을 붙잡을 수도 없고, 잊을 수도 없다는 것이다.
변해가는 내 모습
어렸을 때 남자는 울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눈물이 나도 항상 꾹 참았다. 아니, 어쩌면 그냥 눈물 자체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 '아! 이건 단순한 슬픔의 감정이라기보다 세월의 때가 스스로 벗겨짐의 아픔이랄까?'라는 생각을 하며 자주 질질 짜는 내 모습을 애써 포장해 본다.
아무리 용을 쓰고 먹는 걸 줄이고 운동을 해도 뱃살이 늘어나는 것처럼, 아무리 로션을 덕지덕지 바르고 피부과를 다녀도 미간의 주름이 없어지지 않는 것처럼, 그렇게 내 모습은 점점 변해있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마주한 나는, 생각하지 못한 놀라운 모습으로 내 앞에 서 있다. 아무리 익숙해지려고 해도 익숙해지지 않지만... 이젠 마주하려고 무진장 노력하고 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
스스로의 시간을 되돌아보던, 앞으로의 삶을 기약하던, 더 늦기 전에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누가 들어주지 않아도, 언젠간 나 스스로 봐줄 날이 오면 뿌듯할지로 모른다는 생각이었을까?
아니, 어쩌면 마지막 발악일지도 모른다. "저 여기 있어요! 살려주세요!" 제발 어느 누구라도 날 그냥 지나치지 말고 바라봐주길 바라는 마음에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때를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하다 보면, 시간이 지나다 보면, 쌓여있는 글들을 보면,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워할 것임에는 틀림없다.
그렇다.
그게 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유인 것 같다.
*다음 포스팅을 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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